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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의무의 유감

 
어제 비가 입대전 마지막 콘서트를 했단다.
덕분에 생각이 샛길로 빠져 병역의 의무에 대한 생각을 좀 하게 되었다.
아마 비는 한창 주가를 올리고 돈을 벌어야 할 시기에 입대하는 것이 속으론 유감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걸 대놓고 표현하면 여론의 몰매를 맞을 수 있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군대가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직업군인을 희망하고 해병대를 동경하는 일부 마초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병역의 의무를 달가워하지 않는데에는 젊은 시절을 빼앗긴다는 박탈감도 있고,
돈과 빽이 있는 사람들의 병역비리에 대한 불만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분분 그것을 느끼겠지만 짚어 볼 때는 놓치기 쉬운 그 무언가가.

그것은 어느 개그프로에서 유행했던 유행어 하나가 적절히 매치되지 않을까 싶다.
더러운 세상,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
마찬가지로 내가 국가를 위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유사시에 희생을 치룬다 해도
국가가 나한테 해줄 것도, 부여해주는 의미도 없다는 박탈감, 바로 그것이다.

혹시 3.1절이나 8.15 광복절 행사를 눈여겨 본 분은 계시는지...
단상 위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있는 분들과 단상 아래서 불편한 표정으로 계시던 분들 사이의 묘한 위화감
단상위로 불려 올라 가서 훈,포장을 (대신)받거나 뜻 깊은 경축식의 하객으로 참석했음에도 불편해야 했던 그 분들.
친일파가 훈, 포장하고 독립유공자(당사자 또는 후손)이 받던 그 불편한 광경.
이외에도 수많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국가에 대한 희생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와 마주치지 않을 수 없다.
조국을 위해 재산과 목숨까지 바친 결과가 모욕이 되고,
자신의 안일을 위해 민족과 국가를 배신한 기회주의자는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고 군림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역사의 교훈 속에서.
더구나 국가가 보상을 해 줄 여력이 생긴 작금에도, 그 희생에 보답 할 의지가 없다는 것도.
더 나아가 그것을 실행할 권력자들은 그들을 가장 꺼리는 매국노의 후예와 그 동조자 들이라는 것도 우리를 시나브로 회의적으로 만든다.

국가를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는 이스라엘과 그것이 오히려 모욕이 되기까지 하는 이 나라 사이에엔
똑같이 병역의 의무가 있더라도 그 의미가 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보상을 원한게 아닐지라도 응답 받을 수 없는 희생, 아무런 가치가 없는 희생을 달가워 할 사람은 없다.
내가 잃어버린 청춘이, 면학과 노동의 시간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낭비되어지데 누가 그것을 달가워 하겠는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징벌과 포상을 바로 하지 않는다면 군의 이미지는 좋아 질 수 없을 것이며, 입영대상자에게 병역은 고통스러운 그 무엇 이상일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비리가 판치고 그에 따른 장비의 결함 등으로 장병들이 주검이 되어 나가는 현실에서야...

by 알렌 | 2011/10/10 03:54 | 사색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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